동쪽의 에덴

<공각기동대>의 카미야마 켄지가 감독과 각본을 맡고 <허니와 클로버>의 우미노 치카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작품.
25분 11화, 후지TV에서 방영됐으며 본편의 인기로(라기 보다는 풀리지 않은 줄거리로..가 맞을 듯) 극장판 2화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상영될 예정이다.

카미야마 켄지의 테크닉하고 하드보일드한 느낌과 우미노 치카의 귀여운 캐릭터가 어떻게 어울릴까.. 궁금했으나 얼추 모양은 이룬 모습이다.

졸업 여행을 떠난 여대생 모리미 사키는 미국에서 우연히 타키자와 아키라와 만나게 된다. 기억을 잃어버린 이 남자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적혀 있는 이상한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타키자와 아키라는 '일본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의무'를 가진 12명의 세레손(selecao, c와 a가 알파벳과 다른 포르투갈 어. 선발이라는 뜻) 중 한 명. 세레손이 그 임무를 방기하면 '서포터'에 의해서 처단 당하고 서포터의 정체는 비밀이다. 세레손들은 100억 엔을 할당받고 그 한도에서 돈을 사용하며, 쥬이스(juiz)라 불리는 협력계가 있어 '일본을 구할' 세레손들의 요구를 돈의 허용치 내에서 현실적으로 구현해준다. 쥬이스는 휴대폰으로 언제든 연락 가능. 한 마디로 마법의 휴대폰.

<동쪽의 에덴>은 어떤 이유로 기억을 잃은 타키자와 아키라가 자신의 행적을 더듬어가면서 일어나는 11일간의 이야기이다. 때는 '오활한 월요일'(일본 각지에 10발의 알 수 없는 미사일이 떨어졌는데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한지 3개월 이후부터 시작된다.

<동쪽의 에덴>의 흥미진진한 이유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현실 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은 니트족. 배울 의지도 취업할 의지도 없는 무기력한 현실의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세레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할 일본 사회는 이런 니트족을 양산케 한 굳어버린 시스템이 자리잡은 곳이다. 갖지 못한 자들을 양산하는 그곳에 가진 자의 의무를 강요받는 선택받은 세레손들이 충격 요법을 감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선과 악의 의지가 갈리고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매주 월요일 미사일이 떨어지지만 희생자가 없어서 오히려 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이기적이고 아이러니한 대중심리가 가득 찬 일본이라는 설정은 참으로 절묘하다.

카미야마 켄지는 전작에서처럼 여전히 자신의 장기를 살리고 있다. 시스템 비판, 사회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 네트워크의 중요성, 곳곳에 숨어 있는 상징체계, 미스터리적으로 극을 구성하는 능력 등. 하지만 흥미진진함과는 별개로 아쉬움은 남는 작품이다. 일단 설정에 비해 이야기가 대충대충 흐른다는 것. 11화라는 분량은 비록 극장판 두 편을 감안해도 이야기를 전부 속시원히 풀어나가는 데 무척이나 부족해 보인다. 또 하나는 캐릭터와 이야기의 언발란스 함. 조금 더 하드보일드적으로 풀어나가도 좋았을 텐데 코믹 터치가 쉬지 않는다.



by decca | 2009/10/09 15:35 | 아이 라이크 Ani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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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피오레 at 2009/10/09 15:49
아예 기획부터 TV 11화+극장판 2편으로 정해두고 제작했더군요.
공각TV 판을 만든 카미야마 켄지 감독의 치밀함과 성향이 드러난 작품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decca at 2009/10/10 09:55
네, 저도 참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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