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진정한 독서가 아니다?


음, 오늘 아침 자 메트로에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나온 <독서력>이라는 책의 광고가 있었는데요. 흠.. 저자는 사이토 다카시라는 일본인인데 이런 문구가 있더라구요.

"독서력이 있는 사람의 첫 번째 조건은 '문학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을 독파했는가이다(4년 안에). 단 문학작품이라고 했을 때 추리소설 같이 오락 본위의 책은 문학작품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정신의 긴장이 동반되지 않는 독서는 취미로서의 독서라고는 할 수 있으나 진정한 의미로서의 독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생각이겠지만 이 말이 광고 한 가운데 떡하니 나와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1년에 160권 정도를 넘게 추리소설만 읽는 저는 뭐랍니까;; '독서'라는 행위를 수치로 계량화시키고 '추리소설을 읽는 행위는 정신의 긴장이 동반되지 않는다'라고 성급하게 단정하는 저자 또한 썩 신뢰감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것이 문학인가? 에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실제로 추리소설에 대한 이런 폄하는 생산하는 측, 소비하는 측 모두 정말 지겨울 정도로 많습니다. 제가 책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냥 소비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되씹을 수록 기분이 나쁘더라구.. 흠;

by decca | 2009/09/03 13:03 | from 하우미 | 트랙백(2)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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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룰루랄라~~ at 2009/09/03 17:08

제목 : 독서력이란 무엇일까?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진정한 독서가 아니다?(여기서 말하는 쉬운책이란 추리문학과 같은 장르문학이 아닌, 말 그대로 대중적이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책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 자체도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만요.)(참고로 저는 이 책 아직 안읽어 봤습니다. 쉽게 말해서 제가 밑에 적는 내용은 광고글과 트랩백한 분의 글을 읽고 난 후의 저의 생각일뿐이라는 것~~)예전에 동아일보에서 독서에 관한 기사가 생각나네요. 대충 기억해 보자면&lt;독서를......more

Tracked from ☆드림노트2☆ at 2009/09/04 13:02

제목 : 정신의 긴장?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진정한 독서가 아니다?(decca님) 어째서 '정신의 긴장'을 논하면서 추리문학을 배제하는 것일까. 추리문학이야말로 모든 문학 종류 중 가장 논리적이고 정신의 긴장은 물론, 잘 씌어진 작품의 경우 생리적인 긴장까지 동반되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다른 문학에서 이만큼 긴장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는가? 호러 문학? SF 문학? (모두 '장르소설'로 폄훼당하고 있는 분야로군) 반면 이른바 문단문학, '명작......more

Commented by 현골 at 2009/09/03 13:43
더러운 광고네요 ㅡㅡ

문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르문학을 존중해줬으면...ㅠ
Commented by 가면대공 at 2009/09/03 14:02

아... 대학 교수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시죠. 얼마 전에 한국사 가르치시는 교수님께서 제게 책을 얼마나 읽었냐고 물어보시길래 한 6월까지 한 20권 읽었다고 했지요..... 라이트 노벨의 권수를 빼고... 에쿠니 가오리 씨나 온다 리쿠 씨, 요시모토 바나나, 알랭 드 보통, 앤 라이스, 기욤 뮈소... 황석영 씨나 SF단편집 다 포함해서 20권 정도라고 말했는데도....

나중에 판타지는 소설이 아닙니다. 무협도 소설이 아니고요.

라고 말씀하시길래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몇몇 교수님들이 소설의 기본구성을 갖췄다고 소설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정말 문학도의 길을 걷고 있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문학도의 길을 가고자 하기에 당연히 생각해봤는데..... 에, 뭐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장르 소설은 모두가 허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도 얼마든지 사회 현상과 문제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음...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그런 소설을 쓰려는 작가들에게는 말이죠.

개인적으로 .. 그런 소설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저보다 더 훌륭한 글솜씨를 가진 분이(우리나라 사람) 사회를 담은 장르 문학으로 노벨 문학상 타는 걸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9/09/03 15:15
소설이 아니면 그게 뭔지 매우 궁금합니다. 혹시 답변을 들으시면 널리 알려주십시오...^^
Commented by 카방글 at 2009/09/03 16:06
장미의 이름을 읽는 것도 독서가 아니겠군요
Commented by decca at 2009/09/03 16:36
일본의 추리소설 상황을 감안해도 상당히 거만한 말 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발췌한 출판사 측도 물론 복잡한 의도 따위는 없었겠지만 아쉽구요.
Commented by 천마 at 2009/09/03 17:35
인터넷 서점에서 "독서력"이라는 책을 찾아봤습니다. 일본 저자의 책이고 저자 약력을 보니 전형적인 "직장인 성공서"의 저자입니다.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책 내용 자체를 왈가왈부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 성공서들은 학문적 근거 없이 그럴듯한 글로 현혹시키는 책들이 많아서 그리 신뢰하지 않습니다.

책 소개글을 보니 추리소설 운운한 부분은 단순히 추리소설뿐 아니라 오락성 책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된 것 같은데 사실 직장인 성공서에 속하는 책에서 그 성공에 직접 관계없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어떤 취급을 받을지는 뻔하겠죠.^^;;;

제가 보기엔 그저 제목과 달리 정작 우리가 생각하는 "독서"와는 별 관련없는 '직장에서 교양인으로 인정받는데 필요한 독서법'에 가까운 책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무시해버리면 그만이겠죠.
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9/09/03 17:52
잘 써진 추리소설 만큼 정신의 긴장을 주는 것이 없는데 참 아쉬운 소리를 하는 군요. 일본 추리 소설계야 워낙 넓어서 정말 수준미달인 것도 많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번역 과정에서 걸러져 들어오기도 하고, 추리소설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긍정적이지도 않은데 이런 무책임한 말을 그대로 광고문구로 사용하는 것은 정말..
Commented by RSNA at 2009/09/03 19:43
이 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는 거겠죠. 저희 대학 교수 분들만 해도 문학의 본위를 생각해 보라며 장르 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하시는 걸요. 뭣보다 저 분이 설명하시는 진정한 의미의 독서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가를 알기 전에, 저 광고 문구만을 가지고 뭐라고 하긴 좀 그렇네요. 취미로서의 독서라는 범주를 구분했으니 다른 어떤 의미를 품을텐데, 그게 어떤 의미일까요 :S 그림이 그려지긴 하지만..
Commented by eigen at 2009/09/03 20:48
추리소설도 좋은 작품이 있는데, 무조건 특정장르를 폄하하는 말은 안 좋지요.
Commented by 카인백작 at 2009/09/03 22:42
기분 나쁘신 것을 충분히 이해 하지만, 책의 저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개인적인 분류에서 추리소설, 무협지, 라이트노벨, 판타지소설 같은 책들은 문학 작품이긴 하지만 만화책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관련 일을 하시는분이 저런 이야기 들으면 꽤 의욕이 떨어지시겠어요.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본문의 내용중 무리한 계량화와 성급한 단정에 대한 말은 100번 공감합니다
Commented by decca at 2009/09/04 08:28
네 분명히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저 책의 전제는 너무 성급합니다. 게다가 추리소설 독자는 당연히 속이 상하는..;
Commented by 리치 at 2009/09/04 09:21
글세요, 무리한 계량화와 단정 이전에. 추리장르라 하더라도 이미 문학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일단 책 속에 삶과 문학소설에 못지않는 갈등, 시대배경등을 이미 담아내고 있으면서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까지 있는데. 만화책이라는 소리들으면 아무래도 울컥하죠.
Commented by ㄷㄷ at 2009/09/03 23:05
예 아닙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9/09/04 00:10
하하하. [독서력]같은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야말로 독서가 아니죠. 책 수준에 걸맞는 광고네요.
Commented by i.k. at 2009/09/04 00:55
웁스. 인터넷 서점에서 찜해두고 있었는데, 취소해야겠네요.
Commented by 토모세 at 2009/09/04 09:59
문학은 어떤 보편적 진리를 서사적 구조를 통해 제시하기 위한 일종의 학문입니다. 그래서 구조 안에서 필요없는 것은 배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죠. 허나, 추리소설의 서사적 구조는 문학적으로 보기에는 쓸데없는 것으로 넘쳐납니다. 그 구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미를 느끼게 하는데에만 치중해있죠.
그런 의미에서 추리소설같은 경우는 문학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허나 장르문학이라고는 할 수 있겠죠.
하여간 저 독서력이라는게 무슨 힘인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글의 맥락으로 볼 때는 흥미본위의 책만 골라내서 읽지 않는 힘인가 보군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9/04 11:10
그 '쓸데없는 것' 이란 요컨대 범인과 진상을 감추기 위한 '위장'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건 작가와 수법에 따라 차이가 엄청나게 납니다.
Commented by 토모세 at 2009/09/04 11:14
제가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읽은 편이 아니라서 질문하는 겁니다만, 님이 말씀하시는 그 '위장', 즉 트릭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어떠한 보편적 진리를 제시하는데 있어서 진정 필요한 부분인가요?
Commented by decca at 2009/09/04 12:36
음 저는 기본적으로 문학의 하위와 상위 개념으로 나누는 판단은 조금 모호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라는 의미는 역사 속에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구조적이 아닌 사적으로 판단할 필요성이 있고 그 시대에는 쓰레기였더라도 후대에는 진정한 문학으로 평가받는 경우도 허다하죠. 군더더기 없는 서사적인 구조가 문학이라고 꼭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서사시가 가장 응축된 형태의 진정한 서사 문학이 될 수도 있겠죠. 추리소설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장르입니다. 범죄에의 본성 그리고 질서를 회복하는 해결의 본성이죠. 따라서 문학이라고 하기 어렵다라고 단정짓기조차도 어렵습니다. 또 구조적으로 어떤 추리소설의 원형이 추출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문학의 대가'들도 추리소설의 구조를 차용하는 예는 무척 많습니다.
Commented by 책읽는컴쟁이 at 2009/09/04 11:31
이런 편협하고 비논리적인 사고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독서인구가 없는 거겠죠.
이런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 있으니 부모라는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권하지 않죠.
초등학생들이 '15소년 표류기'같은 명작을 좋아할까요? '프래니'시리즈를 좋아할까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접해야 하는 건지...
아예 소설자체를 경멸하는 인간들을 보면 완전 미치겠습니다.
Commented by hypatia at 2009/09/04 13:48
저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을 읽는 것과 tv의 오락프로그램 혹은 만화책을 보는 것을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납득이 됩니다.
어차피 독서라는 건 여가를 즐기는 여러가지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인데 굳이 어렵고 심오한 책을, 재미도 느끼지 못하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늘 추리소설이나 판타지 로맨스 역사소설 따위를 엄청나게 읽고 있답니다; 하지만 남한테 '난 책 많이 읽는 편이야'라고 말할 형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권수의 문제가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쟝르문학은 독서편력으로 내세우기 좀 민망해서요.. 이것도 흔히 알려진 편견에 휩쓸린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Commented by decca at 2009/09/04 15:20
제 생각에 독서력은 텍스트의 문제가 아닌 수용자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생각됩니다.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장르문학도 읽은 후에 여러가지 방향으로 텍스트에 대한 감흥을 확장하시면 자연히 독서력을 올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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