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03일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진정한 독서가 아니다?
음, 오늘 아침 자 메트로에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나온 <독서력>이라는 책의 광고가 있었는데요. 흠.. 저자는 사이토 다카시라는 일본인인데 이런 문구가 있더라구요.
"독서력이 있는 사람의 첫 번째 조건은 '문학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을 독파했는가이다(4년 안에). 단 문학작품이라고 했을 때 추리소설 같이 오락 본위의 책은 문학작품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정신의 긴장이 동반되지 않는 독서는 취미로서의 독서라고는 할 수 있으나 진정한 의미로서의 독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생각이겠지만 이 말이 광고 한 가운데 떡하니 나와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1년에 160권 정도를 넘게 추리소설만 읽는 저는 뭐랍니까;; '독서'라는 행위를 수치로 계량화시키고 '추리소설을 읽는 행위는 정신의 긴장이 동반되지 않는다'라고 성급하게 단정하는 저자 또한 썩 신뢰감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것이 문학인가? 에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실제로 추리소설에 대한 이런 폄하는 생산하는 측, 소비하는 측 모두 정말 지겨울 정도로 많습니다. 제가 책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냥 소비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되씹을 수록 기분이 나쁘더라구.. 흠;
# by | 2009/09/03 13:03 | from 하우미 | 트랙백(2)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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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을 존중해줬으면...ㅠ
아... 대학 교수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시죠. 얼마 전에 한국사 가르치시는 교수님께서 제게 책을 얼마나 읽었냐고 물어보시길래 한 6월까지 한 20권 읽었다고 했지요..... 라이트 노벨의 권수를 빼고... 에쿠니 가오리 씨나 온다 리쿠 씨, 요시모토 바나나, 알랭 드 보통, 앤 라이스, 기욤 뮈소... 황석영 씨나 SF단편집 다 포함해서 20권 정도라고 말했는데도....
나중에 판타지는 소설이 아닙니다. 무협도 소설이 아니고요.
라고 말씀하시길래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몇몇 교수님들이 소설의 기본구성을 갖췄다고 소설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정말 문학도의 길을 걷고 있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문학도의 길을 가고자 하기에 당연히 생각해봤는데..... 에, 뭐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장르 소설은 모두가 허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도 얼마든지 사회 현상과 문제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음...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그런 소설을 쓰려는 작가들에게는 말이죠.
개인적으로 .. 그런 소설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저보다 더 훌륭한 글솜씨를 가진 분이(우리나라 사람) 사회를 담은 장르 문학으로 노벨 문학상 타는 걸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소개글을 보니 추리소설 운운한 부분은 단순히 추리소설뿐 아니라 오락성 책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된 것 같은데 사실 직장인 성공서에 속하는 책에서 그 성공에 직접 관계없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어떤 취급을 받을지는 뻔하겠죠.^^;;;
제가 보기엔 그저 제목과 달리 정작 우리가 생각하는 "독서"와는 별 관련없는 '직장에서 교양인으로 인정받는데 필요한 독서법'에 가까운 책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무시해버리면 그만이겠죠.
저도 개인적인 분류에서 추리소설, 무협지, 라이트노벨, 판타지소설 같은 책들은 문학 작품이긴 하지만 만화책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관련 일을 하시는분이 저런 이야기 들으면 꽤 의욕이 떨어지시겠어요.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본문의 내용중 무리한 계량화와 성급한 단정에 대한 말은 100번 공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리소설같은 경우는 문학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허나 장르문학이라고는 할 수 있겠죠.
하여간 저 독서력이라는게 무슨 힘인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글의 맥락으로 볼 때는 흥미본위의 책만 골라내서 읽지 않는 힘인가 보군요?
이런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 있으니 부모라는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권하지 않죠.
초등학생들이 '15소년 표류기'같은 명작을 좋아할까요? '프래니'시리즈를 좋아할까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접해야 하는 건지...
아예 소설자체를 경멸하는 인간들을 보면 완전 미치겠습니다.
어차피 독서라는 건 여가를 즐기는 여러가지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인데 굳이 어렵고 심오한 책을, 재미도 느끼지 못하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늘 추리소설이나 판타지 로맨스 역사소설 따위를 엄청나게 읽고 있답니다; 하지만 남한테 '난 책 많이 읽는 편이야'라고 말할 형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권수의 문제가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쟝르문학은 독서편력으로 내세우기 좀 민망해서요.. 이것도 흔히 알려진 편견에 휩쓸린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