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03일
‘왜 좋아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인터넷이 좋은 점이 있다면 평가하고 조언하고 상담해주고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나쁜 점이 있다면 평가하고 조언하고 상담해주고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언제 모 기자분이 ‘네티즌의 1/4이 지식인’이라는 광고를 보고 ‘정말 신뢰 안 간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절대 동감. 세상 네티즌의 1/4이 지식인이라면 그 지식은 일반적 상식에 가까워졌다는 뜻일 게다. 즉 지식으로서의 전문성이나 정보의 독창성이 30퍼센트 정도는 희박하다는 말이려나.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시 검색엔진을 동원할 테니 악순환은 돌고 돈다. 지식인 서비스의 ‘지식’ 중 일종의 주관이 들어갈 수 있는 질문의 경우 공신력이 거의 없다고 해야 할 듯하다.
이 문제는 ‘감상과 평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네이버 서비스 중 영화나 음반의 평점이나 인터넷 서점의 서평을 보면 머리가 멍해질 때가 있다. 개개인의 가벼운 기호가 너무나도 쉽게 반영된다. 이건 좋아요 또는 싫어요지 평이 아니다. 최고의 영화, 최고의 음반이라는 그야말로 최고의 상찬은 어디나 넘쳐난다. ‘2집은 별로지만 3집은 최곱니다.’ 왜 별로인지, 왜 최고인지 이유도 없다. 심지어 보지 않고 평하는 이들이 있으니……. ‘알바’라고 불리는 작전세력과 괜히 수틀려서 별 반 개 주는 이들이 공존하는 그곳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아마 그 문화 상품의 생산자들이 그 현장을 보면 함께 미치고 싶을 거다. 그래도 뭐, 어차피 논다는데, 좋지 않은가. 누구도 공신력을 기대하고 있지 않는데다가 개인의 다양성은 또한 존중돼야 하니까. 하지만 그 이상야릇한 평점과 평들은 주요한 마케팅 요소로 쓰인다. 또 돌고 돈다.
판매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서평’의 경우는 보다 복잡하다. 업계 관계로 보이는 이들의 공허한 서평(이들의 서재는 이 서평 한 개뿐;)과 다양성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듯한 무분별한 평점의 쏠림 현상, 공연한 헐뜯기, 일종의 권력이 된 수퍼 리뷰어들.
나는 어떤 문화 상품을 접하고 한 후 ‘당신은 그게 왜 좋아요?’ ‘왜 저 사람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할까?’에 대한 답변을 얻으려고 웹을 쏘다닌다. 하지만 그 간단한 질문을 속시원하게 해결한 적이 그리 많지 않다. 그냥 좋단다. 아니면 다 싫거나.
PS: 논술, 논술하지 말고 감상 교육을 시키면 참 좋을 텐데, 논술 시험 대신 영화 한 편 보여주고 저 영화가 왜 좋은지 쓰라고 하면 제일 좋지 않을까나;
# by | 2007/04/03 12:04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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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07년 4월 4일 이오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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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b 같은 경우 개봉한지 얼마 안된 영화들은 대게 평점에 인플레가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좋은것에 대해 왜 무엇이 좋은지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는건 글쎄요..
개인에 따라 느낌이 좋을 수도 있는게 아닐까요.
무언가를 좋아할때(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꼭 반듯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건 아니지 않을까도 싶은데.
전문가적인 답변이 듣고 싶으시다면 전문가 평론을 찾으시는 것이 좋을것 같아요.
'아는만큼 느낀다'라는 문구를 핵심으로 강조하더군요.
꼭 논리적인 이유가 있어서 설명을 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자기가 쌓아온게 있고 받아들임에 있어 진지하다면
좋아함에 대한 이유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엔 5살짜리 아이라도 그냥 좋아요 싫어요가 아니라
-이 간식은 '우리엄마가 해줘서' 제일 좋아요-
-아빠는 '나랑 잘 놀아줘서'좋아요-
라고 나올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논술이란 거...글을 잘 쓴다는 건,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얼마나 했느냐, 에 달린 거라고 봐요. 아무리 이런 저런 좋은 표현으로 포장한다고 해도, 진짜 좋고 사람을 움직이는 글은 글쓴이의 생각이 질서정연하게 잘 드러난다고 보거든요 :D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난뒤, 그저 가볍게만 응, 그거 좋았어, 아니 그거 좋지 않았어, 라고 한다면, 그것을 보고 즐기기만 했을 뿐, 그것을 자기 나름대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해석해보지 않았다, 라고 생각해요...;ㅁ; 보고 듣는 순간에만 눈과 귀가 즐거웠을 거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겠지요 'ㅅ'